“별에 가고 싶어요...” “가려무나~”
by 스페이스오딧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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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장























<배트맨 : 악마의 십자가_Batman : Harvest Breed> 2000.
저자_
조지 프랫_George Pratt
번역자_
김지선
출판사_
세미콜론
발행일_
2008년 7월 11일
가격_
12,000원






지난 달 부천에서 열린 장르문학북페어에서 구한 '조지 프랫'의 다크나이트 이야기, <배트맨 : 악마의 십자가>!
처음엔 <배트맨 허쉬>에 관심을 갖고 행사장을 찾았기에 이런(?) 책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한 <배트맨 : 악마의 십자가>를 발견했을 때만해도 "이건 또 뭥미?"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길뻔 하였으나, 표지에서 보여지는 강렬한 색감과 기괴스러울 정도로 낯선 배트맨의 모습(귀라기보다는 뿔에 가깝고, 망토라기보다는 꼬리에 가까운 모습이 흡사 악마를 연상시킨다는!)에 호기심이 생겨 바로 집어들고는 몇 장 휘릭! 넘겨봤다가 다시금 휘.리.리.릭~ 그리고는 다시 한 번 재차 휘릭~"와하!" 휘릭~"이햐!" 휘릭~"우야하!" 휘릭~"어허헐!" 넘기다보니 이내 빠져들고 말았는데...

어둠의 기사가 활약하는 암울한 세계를 잘 표현하고자 얼핏 지저분해 보일정도로 거칠고 때론 투박하기까지한 그림체 속에서 보여지는 아기자기한 '섬세함'과, 검은 프레임을 바탕으로 붉고 푸른(때론 누르스름한) 색채감을 교묘할정도로 적절하게 사용하는 치밀하고 주도면밀한 '꼼꼼함'으로 꾹꾹 눌러지고 꽉꽉 채워져 있기에 이걸 감히(?) 만화책이라 불러도 되려나? 싶을정도인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00여 쪽을 빈틈없이 채우고 있는 예술성 충만한 총천연색 칼라 삽화는 그저 단순한 그림이 아닐뿐더러 제법 잘그린 그림정도도 아닌 것이 그림 한 컷 한 컷, 아니 '한 점 한 점'이 모두 작품으로 이루어진 그야말로 '화보집'이기에 본격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이전에 이미 그림체만으로도 거의 '한판'에 가까운 '절반'이상을 따내면서 독자들을 구석으로구석으로구석으로 패대기치며 이제 그만 버티고 지갑을 열어 현금이나 카드를 꺼낼 것을 조용히 압박한다...(대형캔버스에 그려져 화랑의 벽면을 장식해야 할 그림들로만 이루어진 '만화책'이라니, 그것도 슈퍼히어로물이라니...+_+;;)

여기에 덧붙여 그림체 못지않게 내용 또한 크게 한 몫하고 있으니, 성당에 모셔진 '예수'상의 얼굴을 타고 뚝뚝 흘러내리며 성당 바닥을 홍건히 적시고 있는 성스러운(!) 핏물의 정체가 겨우(?) '배트맨'의 상처부위에서 떨어지는 핏자국임을 보여주는 도발적이고 도전적인 도입장면부터가 이 작품의 흐름이 예사롭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데, 우리가 일찌기 알고 있던 영화 속 배트맨이 고담 시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악당 & 나부랭이 '따위들'과 싸우는 슈퍼히어로로서의 모습을 그려왔다면 <배트맨 : 악마의 십자가>에 등장하는 배트맨은 시민들을 죽이는 악몽에 시달리는가 하면, 6년만에 돌아온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던 끝에 세상 모든 악의 근원인 거대한 힘 '악마' 그 자체와 맞서게 되는 등(우리가 알고 있는 그 흔한 배트맨의 적들은 아무도 등장하지 않는다) 낯설고 다소 초현실적인 면을 부각시키면서 기괴하고 기묘하고 기이한 분위기 속에 영웅이 아닌 배트맨의 인간적인 고뇌/고통/고민(그리고 고생까지?)을 느낄 수 있는 일종의 호러-스릴러물로 이런 그림체에 딱 어울리는 내용, 그리고 이런 내용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을 그림체의 조화가 섬뜩하리만치 아름답고 완벽하게 이루어져 있다!(스토리와 밑그림, 채색작업 모두 조지 프랫의 1인 제작물인데, 작가는 '화가_painter' 출신으로 그림 외에도 시, 극작, 디자인 등 두루두루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단다. 화가가 만화도 모자라 스토리까지 쓰다니 '북치고장구치고노래하고춤추고' 이거 정말 너무하는 거 아냐? 다 같이 먹고살자고요~~)





덧, 같은 '만화책'이라해도 '그래픽노블'과 '코믹북'에는 카스트 제도 못지않은 신분(가격면에서?)의 차이가 있고, 같은 '그래픽노블'이라해도 모두가 다 같은 수준은 아니며 성골, 진골같은 구분이 실제로는 나누어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작품집인데(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없으나 소장용 그래픽노블의 씨는 분명 따로 있다?...), '그래픽노블이 이런 단계에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에 앞으로 일반(?) 만화는 어찌보나?싶은 걱정이 들 정도다...^^;

덧덧, 대사 한 줄 한 줄 꼭꼭 씹으며 일독 후, 그림만 감상하며 다시 한 번 재독하기를 권한다...(뭐 세 번 보고싶으면 네 번 봐도 되고~~)

덧덧덧, (동양을 상징하는?) 누런 톤으로 표현된 '압살롬 부드로'박사의 베트남 일기는 그것만으로도 흥미롭고 섬뜩한 것이 무더위에 잠 못드는 이런 밤에 잘 어울리는 훌륭한 단편!('책 읽는 배트맨'의 모습은 출력해서 붙여놓고 싶을 정도로 멋지다!...)

덧덧덧덧, 사실 '배트맨' 관련 작품 중 꽤나 오래전부터 갖고 싶었던 것은 <배트맨 : 악마의 십자가>도, <배트맨 허쉬>도 아닌 <배트맨 : 다크 나이트 리턴즈>였는데, 한참을 기다리고기다리다 지치고지쳐 다른 책들을 구하고나니까 그제서야 출간...ㅠ_ㅜ;;(문득, '밥 케인_Bob Kane'원작의 <배트맨>은 어떤지 궁금해진다...)
by 스페이스오딧세이 | 2008/08/14 00:42 | 木星의 허름한 헌책방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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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크바시르 at 2008/08/14 05:28
최근 갑자기 그래픽노블들이 쏟아져 나오는 게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그놈의 빌런스러운 가격들이 심히 부담스럽네요.
지금 왓치맨을 주문해 둔 상태이긴 한데, 혹시 보셨다면 '져스티스'와 비교하면 악마의 십자가는 어떨까나요?
Commented by 스페이스오딧세이 at 2008/08/14 09:30
두 작품 모두 회화기법을 이용한 걸작 그래픽노블임에 틀림없기에 "이 작품이 더 낫다"라고 선뜻 말씀드리기 뭣하지만(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ㅠ_ㅜ;), <배트맨 : 악마의 십자가>에 비해 <저스티스>의 장점은 예쁘고 깔끔해서 보기 편한 그림체라는 것이고, 약점(?)으로는 세 권 짜리(3권은 8월 25일 출간 예정!)라는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Commented by 샹화 at 2008/08/18 14:36
16일날 SF/F 행사 들렸습니다.
제가 130번째 손님이더군요.
거기에서 둘리의 캐릭터 희동이 인형받고, 게임 하나하고 책 3권을 사고 돌아왔네요.
산 책은 제가 잃어버린 책(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하고 화성의 공주와 도다 세이지 단편선2부, 이렇게 3권을 샀네요.
북카페란에서 책을 읽는데 거기에 붙어있는 종이에 도움주신 분들 하단에 '스페이스오딧세이님'이라고 적혀있길래 저도모르게 한컷 찍어버리고;;
여튼 잘 놀가 갔네요.
Commented by 스페이스오딧세이 at 2008/08/18 21:29
우왓, 오셨었군요!
혹시 제가 <화성의 공주>를 팔았는지도 모르겠네요. '판타스틱 티셔츠'를 입고 있던 사람입니다~ 말씀하셨더라면 <화성의 공주>는 조금 더 할인해 드렸을지도...^^;

(그나저나 저를 찍으셨다니 졸지에 'SF와 판타지의 100대 종족'에 포함됐군요. 그나마도 한 표라니 가장 인기없는 종족...ㅠ_ㅜ)

그래도 잘 놀다 가셨다니 다행이어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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